✔ 고양이, 채식시켜도 될까?
사람마다 채식을 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특저 질환을 앓고 있거나 환경 및 종교적인 이유 그리고 동물 도축과 관련된 윤리적인 문제 등이 '비건 라이프'를 결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만일 채식을 실천하고 계신 보호자가 반려묘를 키우고 있다면 고양이의 먹거리를 두고 고민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양이 사료에는 동물성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비건 보호자님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가치관과 별개로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본래 육식동물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고양이는 특정한 필수 아미노산을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고양이는 반드시 외부음식을 통해 해당 아미노산을 섭취해야만 하는데요. 필수 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에 주로 들어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양이 사료에는 동물성 원료가 함유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보호자의 가치관이 그러하니 고양이도 채식 생활을 해야한다" 라는 논리는 고양이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다만 몇몇 사료업체는 고양이 전용 '채식 사료'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식물성 원료만으로도 고양이 건강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채울 수 있을까요? 과연 고양이 채식 사료에는 동물성 원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걸까요? 고양이 전용 채식 사료를 한번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 고양이 전용 '채식 사료'의 비밀
1세 이상의 고양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소는 식물성 원료로 맞출 순 있습니다. 메티오닌, 아르기닌, 타우린 등의 성분을 많이 포함한 특정 식물을 아낌없이 원료로 사용한다면 필수 단백질 함량을 26% 이상까지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원료에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은 농축된 '콩 단백질'을 활용해 함량을 맞춰줍니다. 흔히 콩을 '밭에서 나는 고기'라 표현하기도 하지요. 동물성 단백질인 고기류와 견줄 수 있을 만큼 콩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콩 단백질을 사용한다고 해도 30% 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한 고단백 채식 사료는 현실적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뿐만아니라 몸이 성장하는 데 많은 칼로리가 필요한 아기 고양이의 경우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서는 필요한 칼로리를 충족하기 힘듭니다. 원료로만 영양학적으로 100% 완전한 사료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채식 사료에서는 동물성 단백질을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몇몇 상업용 채식 사료의 사용 원료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의외로 동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단백질 성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성분을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다른 단어로 바꿔 표기하곤 하는데요. 예를 들어 포장지에 적힌 "타우린, DL-메티오닌, L-카르니틴" 등의 성분은 동물성 원료에서 추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간혹 고양이가 육류 단백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례도 발생하는데요. 물론 이 경우엔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 채식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때에도 최소한의 단백질이 충분히 들어가있는지 아미노산과 다른 영양소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식물성 원료냐 동물성 원료냐를 따지는 것보다 각 고양이의 나이와 생리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 함유되어 있는 사료인지 살펴보는 것이 내 고양이의 건강을 지키는 데 훨씬 중요한 일입니다.
최근에는 곤충 또는 배양육으로 만든 사료가 출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비건 보호자 또는 단백질 원료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고양이를 위한 선택지가 점차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ㅂ
'반려동물 영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 간식 얼마나 주면 될까 ? (0) | 2023.05.02 |
---|---|
고양이의 생애주기 (0) | 2023.05.01 |
사료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0) | 2023.04.30 |
여러 종류의 건사료를 섞어 먹여도 괜찮을까 ? (0) | 2023.04.30 |
고양이가 절대 먹으면 안되는 것 (0) | 2023.04.26 |
댓글